안녕하세요님! 지난해 한국에서 개봉한 <브로커>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복귀작인 <괴물>이 지난 11월 29일 개봉했습니다.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집필하고,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았는데요.
영화 <괴물>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는 지난날 운전을 하던 중,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출발하지 않는 앞 트럭에 경적을 울립니다. 트럭이 지나간 후 앞을 보니 휠체어를 타신 분이 눈에 들어왔어요. 트럭은 그 분이 횡단보도를 다 건널 때 까지 기다렸던 것 이었습니다. 그를 볼 수 없었던 사카모토 유지는 경적을 몇 번이고 울렸고요. 영화는 그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 됩니다.
ⓒ VISLA magazine
어느 날 밤, 집 베란다에서 불이 난 건물을 지켜보던 무기노 사오리(안도 사쿠라)에게 그의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는 질문을 던집니다.
“돼지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이야? 돼지야?”
ⓒ (주)미디어캐슬
영화 <괴물>은 재난 영화 입니다. 보이지 않아 울렸던 경적처럼, 모르는 채 생기는 오해들이 만들어낸 심리적 재난이 아이들을 집어삼킵니다. 각자 자신을 괴물이라고 생각하던 미나토와 요리는 사람들의 이해와 오해 사이에서 상처 입습니다. 그러나 금방 딛고 일어나 흙투성이인 채 빛을 향해 달려가요. 남겨진 관객들의 귓가에는 영화의 대사가 울려 퍼집니다. “괴물은 누구게?”
ⓒ (주)미디어캐슬
영화는 총 3장의 구조를 취합니다. 연속극 작가인 사카모토 유지의 장점을 잘 담은 구성이죠. 특히 하나의 사건을 여러 가지의 시각을 통해 재현하는 방식은 라쇼몽 기법을 닮았습니다.
<라쇼몽>은 1950년 일본에서 개봉한 범죄 미스테리 영화인데요. 말을 타고 숲속을 지나던 사무라이 부부가 산적을 만나 남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를 목격한 이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증언이 일치되지 않아, 결국 진상은 밝혀지지 못한 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동아사이언스
<라쇼몽>이 화자에 따라 이야기가 바뀌어 타인은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괴물>은 하나의 사실을 시점에 따라 다르게 비추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각자의 이기심을 조명하는 것이 아닌, 시점을 바꿔 대상을 깊이 파고들고 다른 각도로 이야기 하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이에 고레에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라쇼몽> 구조라기 보다는 “사카모토 유지 구조”인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주) 미디어캐슬
화재가 일어난 첫 장면을 지나 태풍이 몰아치는 마지막 장면이 끝나면, 엔딩 크레딧과 함께 사카모토 류이치의 ‘Aqua’가 흘러 나옵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항상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음악을 의뢰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하는데, <괴물>을 촬영하고 편집할 때 그의 곡을 틀어 놓고 작업 했다고 하네요. 만약 음악 의뢰를 받아주지 않았다면 음악 없이 가려고 했을 정도라고 하니, 고레에다의 오랜 염원이 느껴집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체력 문제로 인해 새로 제작한 오리지널 두 곡(“Monster1”, “Monster2”)과 다른 과거의 곡으로 전체 스코어가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사카모토 류이치의 마지막 콘서트 실황을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오퍼스>가 12월 27일 개봉한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영화가 끝나고 미나토와 요리가 떠나간 자리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했습니다. 타인의 단면만을 보고 판단한 적은 없는지, 온전한 이해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지 같은 것 들이요. 사실 괴물은 내가 아니었을까? 하는 감상도 들었습니다. 괴물은 누구일까요?
ⓒ 서울-뉴시스
리드나이터 여러분들은 미디어 아트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서울시는 오늘 15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2023 서울라이트 광화문'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100년만에 복원된 광화문 월대부터 광화문광장 사이에 800m 길이의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와 조명 연출을 선보인다고 해요. 조명 라이트쇼, 미디어갤러리, 컬처 스크린, 빛 조형 작품 등 다양한 미디어아트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빛과 미디어를 통해 표현한다고 합니다.AI 인공지능 음악과 역사적 위인,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품, 새로운 미래 환경과 가상 인간 등 폭넓은 주제를 만나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저녁 시간대에 방문해보세요!
ⓒ 2023 MAMA Awards
벌써 '마마 어워즈'를 했다니 한 해가 끝나간다는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11월에 있었던 이번 'MAMA'의 콘셉트는 'ONE | BORN'으로 세상 단 하나의 존재인 나와 'MAMA'가 만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 하나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20년이 넘는 역사가 쌓이며 전세계 사람들이 한류를 즐길 수 있는 매개인 CJ ENM '마마 어워즈(MAMA)'는 1999년 엠넷 '영상 음악 대상'으로 시작해서 2009년 한국 최초의 아시아 음악 시상식으로 받돋음하며 올해 24주년을 맞았다고 해요. K-POP 아티스트와 전 세계 팬들, 산업 관계자들이 함께 꾸미고 즐기는 프로그램인 'MAMA'가 올해는 일본의 도쿄 돔에서 열려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관객 4만 명의 야광봉 빛깔과 반짝임을 조율해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만들었고, 전 세계 200여 개 지역에 생중계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어요. 음악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글로벌 시상식 'MAMA'를 통해 K-POP의 성장과 한국 음악의 영향력을 함께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촬영 전 아역배우들과 스태프 들에게 LGBTQ, 성교육을 따로 진행했다고 하네요. 어쩌면 이러한 접근이 훨씬 몰입도 있는 결과물을 낳은 이유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