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당신의 향수> 여러분 안녕하세요? 서른한 번째 뉴스레터를 발송하게 된 리드나잇입니다.
리드나이터는 향수를 좋아하시나요?
향수 애호가들은 향수를
'보이지 않는 옷'이라 부른다고 해요.
개인의 개성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옷처럼,
향수 또한 저마다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겠죠.
이런 향이 누구의 손에서 탄생하는지 알고 계시나요?
바로 '조향사'입니다.
오늘은 네이버에서 연재되었던
웹툰 <당신의 향수>를 통해
조향사와 조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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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으로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의 이야기, <당신의 향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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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아티클에는 <당신의 향수>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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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세요? 그리움은 향기에서 온다는걸.
네이버 웹툰 < 당신의 향수 >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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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지 않는 향이 있나요? 혹은,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향이 있나요? 웹툰 <당신의 향수>는 그리움을 향수에 담아내는 조향사 제이와 그 향기에 이끌려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작품에서 조향사로 등장하는 제이(J)는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향수를 제조합니다. 시향을 하러 가게에 들어온 하영은 실수로 이 향수를 온몸에 쏟고 마는데요. 그날 이후 하영과 마주치는 사람들은 아련한 눈빛으로 그에게 추억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제이는 하영이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인간 방향제’가 되었다고 말하죠. 쏟은 향수에 대한 보상을 하고,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주는 조건으로 하영은 당분간 제이의 가게에서 일하기로 합니다. <당신의 향수>는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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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기억'은 <당신의 향수>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핵심 소재입니다. 그리고 조향사인 제이(J)는 이 두 소재를 조합하여 향수를 만들어내죠. 조향사(調香師)는 제품에 향기를 부여하는 향료를 개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조향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고를 조'에 '향기 향'을 합쳐 만들어진 '조향'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예술적', '섬세함' 등의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향사를 ‘향을 연주하는 아티스트’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조향 용어가 음악에서 유래했기 때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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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Note(노트)
- 향기가 휘발하는 시간에 따른 향의 변화
- 음악에서 음표를 지칭하는 단어로, 향기의 기본 단위를 가리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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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ccord(어코드)
- 조화로운 향들의 조합
- 최소 두 개 이상의 Note들이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는 것
- 화음을 뜻하는 음악용어에서 유래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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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와 어코드 외에도 음악에서 유래한 여러 용어가 조향 용어로 사용되고 있어요. 다양한 원료를 정리해두는 가구를 향수 오르간 이라고 부르는데, 음악가가 악기를 연주하여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듯, 조향사가 향수 오르간에서 여러 원료로 다채로운 향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조향사를 두고 '향을 연주하는 아티스트'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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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향사에도 종류가 있다?
조향사가 향수만 만드는 건 아니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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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조향사'는 향수에 들어가는 향을 제조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조향사의 범주가 그보다는 조금 더 넓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조향사는 향수의 향뿐만 아니라 향이 들어가는 모든 것들의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존재입니다. 크게 퍼퓨머와 플레이버리스트로 나누어지는 조향사는 각각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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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퓨머
퍼퓨머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조향사의 모습에 가까운 존재로, 후각만을 자극하는 향을 다루는 조향사를 말합니다. 조금 더 세밀히 나눠보자면, 향수와 같이 ‘향’이 메인인 상품을 다루는 분야인 ‘파인 프래그런스’와 사람의 신체와 접촉하는 스킨케어, 입욕제, 화장품 등을 주로 취급하는 ‘퍼스널 프래그런스’, 방향제나 탈취제, 섬유 유연제, 캔들, 디퓨저 등 우리 주변 생활용품의 향을 연구 개발하는 ‘홈 프래그런스’로 나누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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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플레이버리스트
플레이버리스트는 후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식품의 향을 다루는 조향사입니다. 플레이버리스트가 다루는 '식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범주가 넓은데요. 담배나 립스틱에 입히는 향 또한 플레이버리스트가 담당합니다. 다시 말해, 사람의 입에 닿는 사물의 향은 모두 플레이버리스트가 주관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음료나 과자 등에서 나는 향도 모두 플레이버리스트의 손을 거친 작품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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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여러 제품을 개발할 때 향기가 없는 제품에 향기를 부여하거나 제품 본연의 향기를 강화하기 위해서, 또는 제품 자체가 가진 악취를 가리기 위해서 향료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품의 가치는 높아지죠. 퍼퓨머와 플레이버리스트는 공통적으로 고객의 의뢰에 맞추어 향료를 개발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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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향사는 향을 어떻게 만들어낼까
향수의 조향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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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는 향을 어떻게 만들어낼까요? 책 <향수 A to Z>에서는 여러 조향 과정 중 향수의 조향 단계를 다음과 같이 시작 → 계랑 → 샘플 평가 → 완성의 단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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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는 백지에서부터 구상을 시작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어코드들이나 처방전을 모아둔 향 컬렉션에서 향수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이미 존재하는 향수에서 영감을 받아서 구상을 시작하기도 한다고 해요. 존재하는 향수에서 향을 만들어낼 때에는 *크로마토그래피를 활용하여 얻은 처방전을 사용하여 향을 발전시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다고 합니다.
* 경쟁사의 향수나 천연 향료, 오래된 처방전과 같은 서로 다른 화합물을 분리하여 판별하는 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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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량
처방전의 구상이 끝나면, 계량이 시작됩니다. 한 방울만으로도 의도했던 향과는 다른 향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조향사들은 항상 양 조절에 신경을 쓴다고 해요. 계량 단계에서는 8가지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1) 향 원료
2) 원료를 추출할 피펫
3) 원료를 첨가할 플라스크/비커
4) 용액을 균질화하기 위한 교반기
5) 원료의 무게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정밀 저울
6) 고체 원료를 녹일 수 있는 중탕 냄비
7) 계량된 농축액을 희석할 증류수/에탄올
8) 농축액과 희석액을 담기 위한 작은 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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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 단계에서 필요한 장비들 / ⓒ <향수 A to 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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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샘플의 평가 ~ 4️⃣ 완성
샘플이 완성되면, 조향사는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향을 평가합니다.
✔ 특정 원료가 주제에 벗어나 있지는 않은가?
✔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부합하는 향적 균형을 얻었는가?
✔ 중요한 원료를 빠뜨리진 않았는가?
이때, 조향사는 절대 향 원액을 그대로 시향하지 않습니다. 제조한 향을 에탄올에 희석한 다음 시향지에 묻혀 향을 맡는데요. 이는 향수가 에탄올에 희석된 향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의도한 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조향사는 원료의 함량을 늘리거나 줄이고, 새로운 제품을 적게/많이 투입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어지럽히는 어코드나 원료를 제거하며 향을 완성해 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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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향수
향과 기억의 연관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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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드는 향수의 가장 중요한 향료는 바로 '그 사람의 기억'이야.
< 당신의 향수 >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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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향수>에서 제이(J)가 만들었던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향수'. 실제로도 이런 향수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국내 1세대 조향사인 정미순 조향사님은 첫사랑의 향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조향사님은 의뢰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향을 찾아갔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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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통해 옛 기억을 떠올리거나, 옛 기억을 통해 향기를 떠올리는 것. 과학자들은 이러한 일들이 가능한 이유를 뇌에 향기의 추억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프루스트 현상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Proust)는 어느 겨울날 홍차에 마들렌 과자를 적셔 한입 베어 문 순간, 어릴 적 고향에서 숙모가 내어주곤 했던 마들렌의 향기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프루스트의 머리에 펼쳐진 고향의 기억은 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집필로 이어졌어요. 이후 향기가 기억을 이끌어내는 것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우리가 여행지에서 맡았던 향기를 우연히 맡았을 때 여행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도 이 현상 때문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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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향하는 인공지능의 탄생
앞으로 조향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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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이 일자리를 점차 빼앗길 것이라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들리고 있어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분야만큼은 인공지능이 손댈 수 없다고 여겼죠. 하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옛말이 된 걸까요? 2018년, 세계 2위 향수 제조사인 심라이즈(Symrise)와 IBM이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필리라(Philyra)'는 두 종류의 향수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2019년 4월에는 스위스 지보단이 조향사를 보조하는 대화식 인공지능 시스템 '카르토(Carto)'를 발표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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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를 보조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카르토’를 활용해 만든 향수 ‘쉬 워즈 언 어노멀리’ / ⓒ 에타 리브르 도랑주 누리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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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 조향의 업무까지 담당하게 될까요? '향수 제작에 사용되는 인공 지능 프로그램이 개발되어도 여전히 조향사는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IFF의 장 크리스토프 에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 IFF : 글로벌 향료‧향수 원료 기업(International Flavors & Fragran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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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인 제가 대답하기에는 너무 당연한 질문이긴 하지만 저는 '그렇다'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존재하는 프로그램들은 지능이 존재하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로부터 생성된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따라 관리하는 것일 뿐입니다. 조향사에게 프로그램들은 그들의 노하우와 지식을 보완해 주는 가이드이자 보조물이지만 그렇다고 조향사를 대체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 장 크리스토프 에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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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눈부신 기술의 발전에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 말하죠. 조향 또한 이러한 분야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훗날 조향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기계화되더라도, 핵심적인 과정만큼은 여전히 조향사의 담당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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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을 다룬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아요. 향기는 그리움을 부르고, 그리움은 때때로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죠. 오늘을 버틸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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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향수>, 재밌게 읽으셨나요?
세줄 요약을 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 조향 용어는 음악 용어에서 유래했어요. 그래서 조향사를 ‘향을 연주하는 아티스트’라 부르기도 하죠.
💁 조향사는 후각만을 자극하는 향을 다루는 조향사인 '퍼퓨머'와 식품의 향을 다루는 '플레이버리스트'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퍼퓨머와 플레이버리스트는 공통적으로 고객의 의뢰에 맞추어 향료를 개발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 향기가 기억을 이끌어내는 것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불러요. 향기를 통해 옛 기억을 떠올리거나, 옛 기억을 통해 향기를 떠올리는 일들이 가능한 이유는 뇌에 향기의 추억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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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향수> 속
제이(J)가 만든 향수가
궁금하다면? |
천재적인 조향사
‘장바티스트 그르누이’
조향사를 주제로 한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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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나잇이 준비한 서른한 번째 아티클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오늘도, 굿나잇 리드나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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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나이터 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오늘의 아티클은 어땠는지,
별이와 달이에게 하고 싶은 말,
에디터에게 전하고 싶은 피드백 무엇이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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