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영화가 개봉한 당시부터 뮤지컬 개봉, 재개봉 등의 논의가 나오는 지금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갈리는 의견이 있습니다. 바로 위대한 쇼맨의 실제 주인공인 테일러 바넘에 대한 평가인데요.
영화는 실제 주인공 테일러 바넘이 저지른 만행을 미화하고 있다.
VS
영화는 영화일 뿐 & 쇼비즈니스를 개척한 테일러 바넘의 업적을 기르는 것이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요? 실제로 바넘에게는 두 모습이 공존했다고 합니다. 아래는 그가 당시 박물관과 서커스를 운영하며 행했던 일들이에요.
1️⃣ 조이스 헤스
80대 흑인 여성 조이스 헤스를 조지 워싱턴의 161세 간호사라고 속였으며, 나이가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 조이스 헤스의 이빨을 전부 뽑고 틀니를 쓰게 만들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2️⃣ 점보 코끼리
코끼리 '점보'와 전국 순회공연 도중, 기차와의 충돌로 죽은 점보에게 새끼 코끼리를 구하려 자기 몸을 던졌다고 미화했습니다.
3️⃣ 톰 섬 장군
5살의 난쟁이 찰스 스트래튼을 고용해 그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쳤고 그에 대해 거짓으로 말하며 11살의 '톰섬 장군' 이란 이름으로 기형쇼를 선보였습니다.
"그는 일단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 다음 어떻게 사기를 쳤는지 알려준다며 또 돈을 받죠!
그가 누군가에게 20달러를 사기쳤다면,
상대방은 자기한테 어떻게 사기를 쳤는지를 듣고 싶어서 또 5달러를 낼걸요 "
-매표소 직원의 말 中-
자서전 [위대한 쇼맨] 543p
왼쪽부터 차례대로 조이스 헤스, 점보, 톰 섬 장군 /ⓒ 블로그 pr 인물탐구 | 위키백과
"그런데 바넘의 자서전이 19세기 말 성서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데..."
이처럼 바넘은 지금 시대의 우리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평이 나뉘는 이유는 바로 여기부터입니다.
1️⃣ 기형쇼의 인식을 바꾼 톰 섬 장군
5살이던 찰스를 11살이라 속이자 그의 부모가 항의했고 바넘은 ‘만약 내가 곧이곧대로 다섯 살로 소개한다면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 말하며 그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리고실제로 톰 섬의 공연은 유럽에서 화제가 됐어요. 궁전에서 왕과 귀족들을 위해 공연하며 빅토리아 여왕의 눈에 들어 세 번이나 그녀 앞에서 공연을 선보였고, 그녀에게 선물을 받기도 했습니다. 바넘이 지시한 '점잖은 인물의 나폴레옹'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톰 섬의 설정이 먹힌 것이죠. 이는 기형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2️⃣ 노예 해방에 앞장섰던 인물
흑인 여성을 무대에서 과장하며 인종차별적으로 보여졌던 바넘은 오히려 노예 해방에 앞장섰습니다. 민주당원이었으나 노예제를 반대하기 위해 공화당으로 당을 옮기고, 1965년에는 정치인으로서 노예해방선언을 지지하기도 했어요.
그 외에도 서커스 단원들과 합법적인 계약 관계를 맺고 미성년자와의 계약시 부모의 동의를 얻은 후 진행하는 등 철저한 사업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1956년 바넘이 부도가 났을 때 단원들이 남아있던 이유이기도 했죠. 이 뿐만 아닙니다. 사업에 몰두하느라 가정에 소홀한 인물로 그려졌던 영화와 달리, 자서전에서는 가정에 충실했던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바넘이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양면적인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이 책에서 아내와 자식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다.
가난할 때든 풍족할 때든, 이 지상에서 언제나 가장 나를 잡아끈 곳은 뭐니뭐니해도 집이었다.
- 자서전 [위대한 쇼맨] 589p -
💬 바넘의 이름을 딴 '바넘효과 '
바넘 효과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으로 심리학자인 포러의 실험을 통해 증명되어 '포러 효과'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레터 초반 '님의 성격을 예측'했던 것처럼, 한 가지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실험 대상이었던 학생들에게 면목상의 질문을 던진 후 그들의 대답과는 상관 없이 동일한 성격 진단을 제공합니다. 이에 참여자들은 5점 만점 중 평균 4점이 넘는 점수를 부여하며 결과가 정확하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실험 속 성격 진단의 예시
“당신은 자기 비판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을 믿기 전에 그들이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합니다”
“당신의 목표 가운데 몇 가지는 비현실적입니다”
바넘이 자신의 서커스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자서커스 공연에서 관객의 성격을 알아 맞추는 코너를 진행하며 말이죠!
대중은 자신이 속는 줄 알면서도 즐거워하는 경향이 있다
- 바넘 -
바넘의 모습 /ⓒ 네이버 포스트
💬 끝까지 쇼맨이었던 바넘
하지만 시대는 변하니까
바넘은 1980년 뇌줄중으로 건강이 악화됐습니다. 언론 매체를 입맛대로 다뤘던 그답게, 뉴욕의 <이브닝 선>지에 아직 죽지 않은 상태에서 최후의 농담처럼 자신의 부고 기사를 직접 냈습니다. 그렇게 그는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부고기사를 읽었고, 그로부터 며칠 뒤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가 죽은 후에도 그의 이름은 100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변해갔고, 서커스의 상징이었던 '코끼리 쇼'가 동물 학대로 논란으로 중단되자 결국 경영난으로 ‘바넘 앤 베일리 서커스'는 2017년 5월 막을 내렸습니다.
동물 없는 동물서커스 / ⓒ프랑스 서커스단 레꼬씨르크(L'Ecocirque) SNS
현재는 동물 없는 동물 서커스가 등장하며 그가 만들었던 쇼 비즈니스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을 살던 쇼맨 바넘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는 모두가 다르게 해석할 테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으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입니다.
🌙 어릴 때는 동물원 소풍이 즐거웠는데 이제는 마냥 즐겁지 않게 됐다면, 시대가 바뀔 준비를 해야 하는 거겠죠?
<위대한 쇼맨>, 재밌게 읽으셨나요?
세줄 요약을 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 위대한 쇼맨의 실제 주인공인 바넘은 사람들을 쉽게 속였으며 소수자들을 볼거리 삼은 자였습니다.
💁 그런 그는 동시에 단원들과 공정한 계약을 체결하고 정당한 임금을 지불해 자신이 부도가 났음에도 단원들이 남아있을 정도로 깊은 유대감을 쌓은 자 였습니다.
💁 자신의 부고소식을 자신이 알릴 정도로 죽을 때까지 쇼맨이었던 바넘은 과연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을 담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